소년 라이언의 편지와 미치 앨봄의 답장
*저는 매달 다양한 연령대의 독자들로부터 수천통의 이메일을 받습니다. 많은 이들이 제게 어디서 작품의 영감을 얻느냐고 묻습니다. 라이언이란 한 어린 학생도 같은 질문을 했습니다. 아래에 그가 보낸 편지와 제 답변을 붙입니다.
To: 미치 앨봄 From: 라이언 K 미치 앨봄 아저씨께, 저는 중학교 1학년의 라이언이라고 합니다. 학교 문학 시간의 숙제로 아저씨의 책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과 <천국에서 만난 다섯 사람>을 읽었습니다. 독후감을 써내야 합니다. 아저씨에 관해 말씀해 주시겠어요? 어머니 말씀이 이메일을 보내면 어쩌면 아저씨가 답장을 해줄지도 모른다고 했습니다. 제 숙제를 도와주시겠어요? 다음 10가지 질문을 만들어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1. 어디에서 작품의 영감을 얻나요? 극심한 감정의 동요에 어찌할 바를 모를 때, 혹은 눈에서 눈물이 나거나 숨이 탁 막혀올 때는 지난 삶의 순간들을 되돌아보곤 해. 그리고 그 순간 뒤에 뭐가 있었는지를 생각한단다. 무슨 일이 있었기에 그렇게 된 걸까? 무언가 보편적인 비밀, 많은 사람들이 함께 느낄 수 있는 무언가를 보려고 노력하지. 만약 어떤 영감이 떠오르면 그 순간부터 이야기를 풀어 나간단다. 2. 책을 위한 아이디어는 어떻게 떠오르나요? 글쎄다. 나는 주로 내가 아는 사람들로부터 영감을 받곤 해. 예를 들어 분명히 모리 교수님은 실존인물이지. 또 그의 특별한 성격과 죽음에 대처하는 훌륭한 자세는 내가 본 그대로를 옮긴 거란다. 사실 모리 교수님의 병원비를 지불하기 위해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을 썼던 거니까. <천국에서 만난 다섯 사람>도 진짜 내 삼촌 에디를 모델로 했어. 소설에 나오는 에디의 성격이나 인생에 대한 태도도 삼촌의 실제 모습을 그대로 갖다 썼고. 어쩌면 에디 삼촌이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이 땅에서 더 중요하고 소중한 인물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으면 좋겠다는 내 바람을 글로 옮긴 걸지도 몰라. 에디 삼촌도 지금 천국에 계시지. 어디 계시든 간에 잘 지내셨으면 좋겠다. <단 하루만 더>도 실제 인물에게서 영감을 받았지. 바로 우리 어머님이란다. 내가 어머니 편에 서지 않았던 때는 있었지만 어머니는 언제나 내 편이었지. 나는 만약 어머니가 돌아가시면 어떤 기분과 생각이 들지를 상상해 봤어. 결론은 어머니와 단 하루만 더 함께 보낼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랄 거라는 거였지. 그것이 책의 바탕이 됐어. 3. 아저씨 책들은 진짜 있었던 이야기인가요? 내가 쓴 모든 책들은 실제 나의 경험에서 시작됐단다. 특히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은 정말 내가 겪은 그대로야. <천국에서 만난 다섯 사람>에 나오는 에디는 실제 내 삼촌 에디나 다름없고. <단 하루만 더> 역시 나의 어머니를 모델로 했단다. 4. 어디서 태어나서 어떻게 자랐나요, 또 지금 몇 살이죠? 나는 1958년 뉴저지 주의 퍼세이익이란 곳에서 태어났어. 글고 버팔로로 잠시 이사해 살다가 뉴저지의 오클린에 정착했지. 필라델피아와 가까운 곳이란다. 5. 아저씨의 가족은 어떤가요? 아버지와 어머니는 어떤 분이세요? 형제나 자매가 있나요? 우리 부모님들은 다행히 참 좋은 분들이셔. 큰 복을 받았다고 생각한단다. 그분들은 내가 하늘로 날아올라 열망을 이룰 수 있도록 돕고 믿어주셨지. 내는 작은 중산층 동네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어. 이웃들은 세월이 흘러도 좀처럼 바뀌지 않았어. 그러나 부모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지. “네 인생이 여기서 머물 거라는 생각은 하지 말거라. 바깥세상은 더욱 넓단다. 나가서 살펴보렴.” 내 위로 누나가 한 명 있고, 남동생이 하나 있고. 그래서 세상 이곳저곳을 열심히 돌아다니는 동안 그들에게 항상 진심어린 편지를 썼던 기억이 나. 그런데 지금 부모님은 이렇게 말씀하셔. “자~알 됐군. 아이들이 모두 커서 세상을 돌아다니느라 일요일 저역에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군.” ^^ 6. 아저씨가 제 또래의 꼬마였을 때 나중에 크면 뭐가 되고 싶었나요? 어른들이 처음으로 “넌 커서 뭐가되고 싶니?”라고 물었을 때 나는 “청소부요!”라고 대답했어. 그때가 다섯 살이었지. 청소부 아저씨가 멋져 보였거든.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만화책을 보고 모으게 됐고, 그때부터 장래희망은 만화가로 바뀌었지. 스토리의 아이이어들이 떠올랐어. 결국 작은 만화책 한 권을 그리게 됐단다. 그 다음은 음악에 빠졌어. 주위에 음악을 좋아하는 분들이 많았거든. 일단 아버지가 노래를 불렀고 삼촌은 피아노를 쳤지. 내게 피아노를 가르쳐 준 것도 삼촌이란다. 그런데 작곡을 해보는 것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구나. 무언가 창의적인 일을 하는 사람들이 좋아 보였어. 나는 1960년대에 어린 시절을 보냈고, 넥타이를 매고 직장에 출근하는 아저씨들보다 편한 옷을 입은 예술가들에 호감을 느꼈지. 나도 나중에 그렇게 되고 싶었고, 그러면 더 행복할 것 같았어. 창조적인 일들이 내 적성에도 맞는 것 같았단다. 음악, 글쓰기, 만화 그리기…, 뭐 그런 것들. 7. 모리 교수님에 관해 더 설명해 주세요. 모리 교수님은 반짝반짝 빛나는 보석 같은 분이셨단다. 내가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을 읽은 독자들에게 항상 말하는 점은 교수님은 루게릭병을 앓기 전부터 그런 분이었다는 거지. 나는 교수님을 대학생 때 처음 뵈었어. 매일 매일 충실한 삶을 사셨고 적극적이고 남의 말에 항상 귀를 기울이셨거든. 마음이 따뜻한 점잖은 신사셨지만 한편으로 호기심 많은 장난꾸러기셨지. 학문적 연구도 열심이셨고. 대답하기 힘든 질문으로 나를 곤란하게 하기도 했지만 반대로 그 분의 답변은 안도감을 주었단다. 병에 걸리신 후로는 오히려 교수님의 장점들이 극대화된 느낌이었어. 내가 쓴 책이 오히려 누가 되지는 않았는지 모르겠다. 심지어 움직일 수 없게 되셨을 때도 나를 사랑으로 껴안아 주셨거든. 가르치는 일을 사랑하셨어. 끝까지 그러다 가셨지. 8. 왜 다섯 사람을 골랐나요? 아저씨가 천국에서 보고 싶은 다섯 명은 누구인가요? 이 질문은 항상 받는구나. 다섯이란 숫자에 특별한 의미는 없단다. 네 명도 여섯 명도 될 수 있었지. 하지만 네 명은 너무 적고 여섯은 너무 많이 보이더구나. 가끔은 일종의 세대(世代) 개념 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해. 말이 어렵지? 한 세대는 대략 20년이란다. 20년이 흐르면 한 세대가 바뀌지. 그러니까 에디가 80살이었으니까, 태어나자마자부터 계산해 한 세대에 한 명씩이라고 생각하면 다섯 명이 되는 거야. 사람들은 그런 식으로 어떤 의미를 부여하려고 하고, 그게 딱히 틀린 것도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이야기를 풀어 나가다 보니 그냥 그렇게 됐던 거란다. 나의 다섯 명은…, 글쎄 생각해본 적은 없지만 일단 유명인들은 빼고 싶구나. 내 인생에서 멀어져가 지금 내가 그리워하는 누군가를 만나고 싶어. 모리 교수님과도 이야기를 하고 싶고. 당신이 돌아가신 후 벌어진 모든 일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냐고 묻고 싶네. 참, 에디 삼촌에게는 <천국에서 만난 다섯 사람>을 꼭 전해주고 싶어. 그래야 자신이 아무것도 아니지 않았음을 알게 되실 테니까. 잘 생각이 안 나네? 아, 내가 잘 모르는 사람이지만 내가 어떤 영향을 주었던 누군가도 한번 만나봤으면 좋겠어. 9. 죽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나는 15살 때 아버지를 여의였어. 어머니는 남편을 잃은 거지. 심장마비셨고. 그 후로 어머니의 삶은 완전히 바뀌었어. 항상 그 이야기를 하셨지. 내가 22살이었을 때 마이크 외삼촌도 돌아가셨어. 암이셨지. 나랑 참 친했는데 말이야. 나에게 정말 많은 영향을 미친 분이셨어. 그 이듬해에는 친가와 외가의 조부모님 세 분과 함께 에디 삼촌과 숙모도 세상을 떠나셨단다. 앞에서 말했듯이 에디 삼촌은 <천국에서 만난 다섯 사람>의 모델이 된 분이지. 물론 모리 교수님이 떠난 일이 내 인생에서 가장 큰 사건이었지. 그러니까 내 삶에선 계속해서 누군가 세상을 떠나는 일어 벌어졌던 셈이란다. 꼭 슬프다고만 생각할 필요는 없어. 나는 주변 사람들의 죽음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단다. 궁극적으로 매일 매일이 얼마나 소중한지, 하루를 얼마나 아끼고 사랑해야 마땅한지, 그리고 죽음이 엄연한 삶의 일부임을 가르쳐 주었어. 죽음은 피할 수도 도망갈 수도 없는, 정면으로 맞닥뜨려야 하는 무언가지. 나는 이 땅에 사는 동안 상실과 사랑을 겪으며 삶의 의미를 찾는 일이 우리의 과제임을 알게 됐어. 이것은 미국인이든 아프리카인이든 유럽인이든 부자든 가난뱅이든 흑인이든 백인이든 남자든 여자든 할 것 없이 모두에게 진실이란다. 그래서 <천국에서 만난 다섯 사람>은 모든 이들의 마음에 공명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 10. 아저씨가 가장 좋아하는 책은요? 영화와 음악은요? 여기에 관해서는 ‘내가 고른 것들’이라는 페이지를 링크시키는 편이 좋을 것 같구나.

